앨범 이미지
벚꽃엔딩
버스커 버스커
2012

by 박현아

2012.04.01

절묘하다. 복고적인 사운드가 과거의 아련한 분위기를 소환하고 그 위에 서정적인 가사가 계절적 감성을 덧칠했다. 8~90년대 추억의 가수들을 환기시키는 편곡과 음색 또한 특징적이다. 살랑거리는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의 연주가 봄날의 포근함을 열어주면 저마다의 가슴 한 켠에 품은 감수성이 생동할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미 인지도를 높인 3인조 밴드는 첫 앨범을 통해 실력을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앨범 전곡의 작곡 작사라는 크레딧은 지망생 아닌 뮤지션으로서의 자부심의 증거다. 전체적으로 고른 완성도를 보이는 곡들 가운데에서도 타이틀인 ‘벚꽃엔딩’은 단연 두드러지는 넘버. 앨범의 이미지와 밴드의 색깔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모자람이 없다.


고음부에서 가성을 선택하는 재치가 돋보인다. 예상된 선로를 빗겨가는 창법이 오히려 곡에 풋풋함을 더했다. 클라이막스에서는 반 피치를 올리며 쾌감을 증진하고 있으니 아쉬울 것도 없다.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라는 노랫말은 숫제 데이트 신청에 가깝다. 이는 10cm등의 뮤지션들이 표방하는 부드러운 남성상을 떠올리게 하는 지점이기도.


시대와 계절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환영받아 마땅하지만 지나치면 트렌드를 좇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번 결과물이 트렌드와 적절하게 맞아떨어진 것이 단순한 우연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당분간은 걱정을 접고 벚꽃이 피는 거리를 함께 걸어도 괜찮을 듯.

박현아(hapark8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