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발길이 닿는 모든 장소에서 그들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비단 한 가수가 앨범 활동을 하는 경우 대개 한 곡이나 많으면 두, 세곡 정도가 대중에게 각인되는 것이 보통의 경우. 하지만 < 1집 버스커 버스커 >는 전곡이 고른 사랑을 받으며 ‘버스커 버스커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거부할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고, 좋아하게 되는 전염병 같은 현상이었다. 올해 봄은 그들의 계절이었다.
외국의 경우 한 앨범이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면 그 작업 도중 버려진 곡들을 한데 엮어 ‘B-side’ 형식의 모음집을 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오아시스의 < The Masterplan >(1998)과 스매싱 펌프킨즈의 < Pisces Iscariot >(1994)이 그 대표적 예다. 한국에서는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봄’이라는 첫 번째 작품의 콘셉트에 어긋나 있던 곡들을 모아 < 버스커 버스커 1집 마무리 >라는 이름으로 꿈만 같았던 봄날의 기억을 잠시 접어 두려 한다.
‘자투리 모음집’이라고 무시할 것이 못 된다. 물론 하나의 앨범으로 평하자면 일관된 방향으로 구성된 데뷔 작품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타이틀곡 ‘정말로 사랑한다면’은 팬들의 기대치에 모자람이 없다. 곡의 매력은 잘 들리는 멜로디 라인과 담백하고 간결한 기타 코드워크에도 있겠지만, 특히 동년배인 20대 젊은이들의 마음속을 꿰뚫는 가사가 압권인 작품이다. ‘사랑한단 말로는 사랑할 순 없군요’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헤어지는 연인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 그리고 짝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랑 노래로 기억되기에 충분하다. 너무도 보편적이기에 누구에게나 호소할 수 있고, 모두가 품에 안을 수 있는 노랫말이다.
여기까지다. 보여줄 만큼 보여줬고, 들려줄 만큼 들려줬다. 이번 작품을 통해 창작력이 최고조로 다다른 시점에서의 깔끔한 마무리 또한 나쁘지 않다. 문제는 다음이다. 이들이 선보인 ‘예상외 훌륭한 수작’들과 그 결과로 이어진 ‘예상 이상의 돌풍’은 온전히 스스로만의 힘으로 이뤄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과대평가 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미디어의 힘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에도 껄끄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버스커 버스커는 자신의 곡을 쓰고 연주하는 밴드다. 다음 관문을 향한 열쇠는 본인들에게 쥐어져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첫 문단의 마침표를 찍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