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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Justice)
2007

by 현민형

2016.11.01

이토록 아름다운 소음이라니. 세상의 발생(發生)과 동시에 울려퍼진 태초의 ‘파열음’은 인문의 향취를 머금고 인간사에 ‘음악’을 만들어냈다. 시간을 거스르는 저스티스(Justice)는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태곳적 음파(音波)와 인세의 문물(文物)을 결합하여 탐미하기 시작한다. 컴퓨터를 이용한 최신식 전자악기의 도입은 미지한 소리의 생성은 물론이고 음악적 유물의 무한한 변용을 가능케 해주었다. 동류 선배인 다프트 펑크(Daft Punk)가 우주의 음향을 재현(再現)했다면, 이들은 우주의 탄생을 재연(再演)해낸다.


그리스도를 원료로 한 그들의 성가(聖歌)는 한 편의 오페라(Opera)를 연상시킨다. 기원(起源)을 의미하는 ‘Genesis’가 창조의 웅대한 서막을 연다. 지긋이 내려앉은 단조의 향연은 창세 간 벌어진 혼돈(Chaos)을 은유한다. 곡의 극후반부 네 마디에 다다라서야 생명의 불씨가 장조로부터 피어오르려는 낌새를 보이지만, 이어지는 ‘Let there be light’에서 그 열기는 다시금 초기화한다. 더 급박해진 템포와 끝없는 종말을 예고하듯 뻗어나가는 전자음은 어둠을 독촉하고 절망을 심화시킨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는 동존(同存)하는 법. 죽음이 절정으로 치달을 때쯤 찬란한 광요(光耀)가 어둠을 몰아낸다.


흥겨운 리듬은 기쁨을 유발하고, 이는 곧 희망의 지표로 작동한다. 펑크(Funk), 디스코(Disco), 힙합(Hiphop) 등 춤에 특화한 장르를 간택하여 긍정의 영향력을 확산해나가는데, 앨범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D.A.N.C.E.’가 그 즐거움을 대표한다. 문명 발전 이후 댄스뮤직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에 대한 헌정곡이기에 그 의미가 배가하는 이 트랙은, 매력적인 선율의 운용과 더불어 가스펠 코러스(Gospel chorus) 형식의 수수한 보컬을 구성함으로써 음반 콘셉트의 완벽한 가호(加護)를 받고 있다.


그 외에도 ‘Newjack’, ‘Tthhee ppaarrttyy’, ‘DVNO’ 등 유쾌한 코드워크의 연사(連射)는 계속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주요 곡들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유산을 활용하는 이른바 샘플링(Sampling)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현대에 이르러 프로듀서의 기본적인 기술로도 여겨지는 ‘사운드 채취’는 이미 대중으로부터 검증을 마친 노래를 사용한다는 장점과 복고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특징에서 힘을 발휘하지만 온전한 창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의미가 퇴색하기 마련이다. 저스티스(Justice)도 예외는 아니다.


유령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Phantom’, 인간의 우울한 단면을 그린 ‘Stress’ 등 수록곡들은 < † >의 성호(聖號) 아래 당위성을 함유한 채 각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일렉트로 하우스(Electro house), 애시드 하우드(Acid house), 누 디스코(Nu-disco) 등 다양한 범주에 귀속 가능한 이 시끄러운 서사시(敍事詩)는 저스티스(Justice) 세계의 창제 신화가 되었고, 그들은 이를 통해 장르 구분이 무색한 정체성을 계발해냈다. 그러한 정체성은 만물의 근원인 우주(宇宙)와 닮아있기에 더욱 직관적으로 우리의 본능을 일깨운다.


-수록곡-

1. Genesis [추천]

2. Let there be light [추천]

3. D.A.N.C.E. [추천]

4. Newjack

5. Phantom [추천]

6. Phantom pt. II

7. Valentine

8. Tthhee ppaarrttyy [추천]

9. DVNO

10. Stress

11. Waters of Nazareth

12. One minute To Midnight

현민형(musikpeopl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