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이크의 도움을 받던 인디펜던트 뮤지션에서 한 해에 600억을 벌어들이는 ‘스타보이’로 발돋움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그 짧은 기간 동안 그의 음악은 적지 않은 변화를 보인다. 한껏 과장된 음침한 사운드는 명확한 팝 사운드로, 피비알앤비 특유의 거친 표현과 심오한 자기관은 더욱 많은 대중을 아우르는 포용력을 갖추게 된다. 전작 < Beauty Behind The Madness >은 이러한 변화가 드러난 음반이었다. 세 번째 정규음반 < Starboy > 또한 다르지 않다.
힙스터에서 대중으로 대상을 옮긴 뮤지션의 달라진 음악관이 음반에서 나타난다. 음반은 다프트 펑크(Daft Punk)를 비롯하여, 맥스 마틴(Max Martin), 캐시미어 캣(Cashmere Cat) 등 프로듀서진이 제공한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로 가득하다. 다프트 펑크가 재단한 비트를 토대로 중독적인 선율을 펼치는 첫 트랙 ‘Starboy’과 마지막 트랙 ‘I feel it coming’은 음반의 지향점을 상징한다.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의 고혹적인 보컬로만 채워진 ‘Stargirl Interlude’ 등 일부 곡들을 제외한 상당수의 트랙들이 전부 타이틀 트랙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멜로디의 친화력이 그 어느 음반들보다 높다. 뚜렷한 선율이 특유의 감미로운 보컬과 만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격렬한 사운드와 급박한 선율로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감상을 주는 ‘False alarm’을 비롯하여 유려한 피아노와 전자음으로 따스한 기운을 뿜어내는 ‘True colors’, 세련된 프로듀싱으로 재현한 복고 댄스 팝 ‘Rockin’’과 ‘Love to lay’ 등, 음반에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트랙들이 수록되어있다.
편협한 구성이 가지는 약점은 다채로운 질감의 악기 운용과 보컬 역량으로만 해결하려 한 듯하다. 이러한 안이함에 음반은 큰 단점을 드러내고 마는데, 단조로운 훅의 ‘Ordinary life’와 ‘Nothing without you’, ‘All I know’로 이어지는 후반부의 진부한 트랙들은 전반부가 높여놓았던 구성의 밀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처럼, 주로 싱글 단위로 소모되는 현재 음악시장에서 18트랙, 70분에 가까운 길이의 음반은 욕심이 낳은 과오처럼 보인다.
피비알앤비(PBR&B)의 스타들, 그중에서도 프랭크 오션과 위켄드는 상반된 행보를 보인다. 프랭크 오션이 < Blonde >로 그만의 실험과 탐구를 이어나가고 있다면, 위켄드는 < Beauty Behind The Madness >란 과도기를 걸쳐 < Starboy >를 통해 팝 진영으로 완전히 들어섰다. ‘Starboy’로 완벽히 변신한 그에게 정체성을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옳지 않아 보인다. 지금 그는 명백한 팝스타고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한 야자수 머리도 밀어버렸으니 말이다.
-수록곡-
1. Starboy (feat. Daft Punk)
2. Party monster
3. False alarm [추천]
4. Reminder [추천]
5. Rockin' [추천]
6. Secrets
7. True colors [추천]
8. Stargirl Interlude (feat. Lana Del Rey)
9. Sidewalks (feat. Kendrick Lamar)
10. Six feet under
11. Love to lay [추천]
12. A lonely night
13. Attention
14. Oridnary life
15. Nothing without you
16. All I know (feat. Future)
17. Die for you [추천]
18. I feel it coming (feat. Daft Punk)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