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만 듣고 1938년생 그러니까 50년을 더 먼저 태어난 빌 위더스가 생각났다. 최근 젊은세대의 고전미. 그러니까 소울의 복원과 재해석이 각광을 받았는데, 그는 복고의 복원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전자 사운드를 살짝 얹은 미니멀한 R&B는 2017년의 오늘을 이야기한다. 가사도 자신 그대로의 이야기. 졸업과 SNS 같은 19살의 고민과 모티브에 집중한다.
세대는 변한다. 칼리드(Khalid)는 휴대전화가 키워낸 밀레니엄 세대이다. 노래가 부상한 진원지도 SNS였다. 미국 타임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십대에 꼽히는 카일리 제너(Kylie Jenner)가 그의 노래를 찜한 이후 빛의 속도로 드레이크(Drake), 리타 오라(Rita Ora) 등 뮤지션의 SNS에 오르내렸다. 그는 아이폰으로 처음 음악을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이는 디지털 세대가 음악을 접하는 보편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시대의 진정한 쿨함은 ‘심플’과 ‘색감’이 아니던가. 극적인 전개나 후크는 필요 없다. 스스로가 무드 음악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루브를 타기 불편함이 없게 사운드가 전개된다. 디테일하게 만들어진 전자 리프와 깊이를 더하는 비트는 보다 짙은 사운드스케이프를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