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씬을 중심으로 스페인, 미국, 노르웨이, 러시아 등을 돌며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키라라가 1년 만에 들고 나온 EP < Cts6 >의 타이틀이다. 의미를 알아챌 수 없는 제목 ‘Cts18121’은 보이는 그대로 읽으면 된다. 특기할 만한 서사 대신 곡을 만들 때 붙인 일련번호를 이름으로 쓴 것이기 때문. 이름 짓기의 이 무뚝뚝함은 노래의 색을 반영한다. 차갑고 냉기 어린 ‘0’과 ‘1’의 격돌. 즉, 전자음들의 움직임과 폭발이 어지롭고도 광폭하게 담겨있다.
부딪힘과 멀어짐이 이어지는 와중 놓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메인 선율이다. 곡의 시작, 가벼운 부피로 중심을 잡는 대표 멜로디는 변주 혹은 다른 색의 사운드로 이미지를 바꿔 나가며 이어지는데 그 주도권이 중심을 잃지 않은 탓에 5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짧기 만하다. 마치 SF영화의 한 장면처럼, 영화 < 매트릭스 >의 환상의 트랜스 파티 속 한 씬처럼 촘촘하고 단단한 키라라표 전자음악. 그 매력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단어는 ‘음악적 센스’다. 이것저것을 끌어와 멈출 거라 예상한 곳에서 터뜨리고 터뜨리겠거니 했을 때 멈춰버리는 음악적 센스로 중무장한 싱글. 이 노래와 함께라면 그곳이 어디든 댄스플로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