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 힘든 조합이다. 전자음악가 키라라가 정규 5집 발매를 앞두고 인디 뮤지션 선우정아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트랙을 공개한 것. 키라라의 장기인 일렉트로 하우스 풍의 전자음이 짜릿한 판을 펼치고 이에 선우정아의 현란한 스캣이 합세해 이질적이고도 독특한 합을 낳는다. 서로 가장 잘 하는 '음악'을 마음대로 분출하는 것, 이름만큼이나 직관적인 형태의 곡이다.
둘은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할 뿐이다. 무질서하게 널브러진 사운드 공세에 중심을 잡기 힘들지만 그 속에서 교묘하게 맞물리는 순간을 연출해 위태로운 카타르시스를 자아낸다. 지금 이 순간 둘이 동시에 떠올린 음악의 의미는 정돈된 노랫말이나 어려운 주제 의식보다는, 가장 원초적으로 모두에게 닿을 수 있는 본질적 언어에 가깝다. 정규 4집의 포문을 열었던 '그냥 댄스 음악이니까 재밌게 들어주세요'라는 대사가 어디선가 들리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