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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rity
아이유(IU)
2021

by 김도헌

2021.01.01

체인스모커스의 ‘Roses’와 ‘Closer’, 핑크의 ‘Just give me a reason’의 선율을 닮은 곡 자체는 무난하다. “You’re my celebrity” 훅이 전반에 반복되며 캐치한 멜로디를 갖춘 선공개곡은 향후 공개될 5번째 정규 앨범에 대한 스케치를 그려보게끔 하는 역할에 충실하다. 하지만 이런 예고편 격의 노래조차도 아이유의 손 끝에서 쓰인 ‘사랑 시’와 함께라면 더없이 소중해진다.


‘별난 사람’들을 격려하는 마음으로부터 추출한 “잊지 마 넌 흐린 어둠 사이 / 왼손으로 그린 별 하나”의 가사 한 줄만으로도 특별하다. “골칫거리 아웃사이더”도, “상상력, 아이덴티티까지 모두 다이어트”하는 이들도 점선을 따라 하나로 이어 “발자국마다 이어진 별자리”로 그려낸다. 모든 부분에서 최정상의 아티스트가 화려한 셀러브리티의 칭호를 어둠 속 마이너리티들에게 양보하며 격려와 동행을 노래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Celebrity’는 자전적인 이야기다. 뮤직비디오 속 숱한 제약 속 슈퍼스타로 살았던 “기묘했던 아이”(‘너랑 나’)가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팔레트’)이라는 깨달음의 시간을 거쳐, “백만 송이 장미꽃을 나와 피워볼래(‘Blueming’)”라 만개한 후 마침내 불특정 다수를 격려하고 끌어안는 서사다. 아이유 아래 자아를 고민해온 인간 이지은의 경험이 더해지며, 노래 속 응원은 가장 깊은 곳 억눌린 자아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로 깊게 확장된다.


작곡가 라이언 전과 클로이 라티머의 소프트 EDM도 최신의 문법이 아니지만 좋은 수로 결론지어진다. 간결한 구성과 익숙한 장르로 접근성을 넓히고 몰입도를 높인다. 평범도 비범하게 만드는 아티스트의 티저로 적절한 선택. 신세대의 감각과 현시대가 원하는 보편적 위로의 감성을 양 손에 쥔 아이유는 ‘왼손으로 그린 별’들을 모아, 소외된 이 없이 모두 함께 빛날 수 있는 차가운 우주 속 따스한 은하수를 펼치려 한다.

김도헌(zener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