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사이 공백기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모범이 되는 작품이다. 이견의 여지 없는 국내 최정상 싱어송라이터 아이유는 복귀작 < The Winning >을 통해 본인의 음악적 색채를 분명하게 집약하고 말끔하게 풀어냄으로써 스스로의 경쟁력을 재차 연장한다.
첫 트랙 ‘Shopper’는 ‘라일락’, ‘Blueming’, ‘Celebrity’ 등으로 대표되는 화려한 팝을 계승한다. 이전 그의 대표곡들보다 직선적인 전달력은 떨어지지만, 하이라이트의 폭발과 이로 향하는 과정의 쾌감은 여전히 상당하다. 이어지는 두 번째 트랙 ‘홀씨’는 재치의 발현. ‘어푸 (Ah puh)’, ‘잼잼’ 등에서 빛났던 특유의 다채로운 상상력과 변칙적인 보컬 구성이 다시 한번 높은 완성도로 결합된다.
뉴진스 막내 혜인과 조원선, 패티김을 초청하며 전 세대를 끌어안는 ‘Shh..’ 또한 흥미롭다. 네 명의 화자를 통해 발화되는 서사로 독특한 매력을 어필하고, 조원선과 아이유, 두 정상급 보컬 못지않게 빛나는 혜인의 퍼포먼스로 의외의 수확까지 거둔다. 물론 이전 동종 트랙들에 비해 앞선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위 세 트랙은 모두 부족함 없는 완성도와 수려한 사운드 구성으로 충분한 설득력을 확보한다.
비록 여기까지의 작품은 기존에 비해 대중적 전달력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Love wins all’의 존재는 이를 부드럽게 무마하며 앨범의 국면을 전환한다. ‘Love poem’의 방법론을 한 차원 발전시킨, 특유의 낭만적 색채와 우아한 점층적 구성이 세련되고 유려하게 빛난다. 선공개를 통해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보다도 그 가치가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멀지 않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오는 초기 테일러 스위프트식 팝 ‘관객이 될게’로 이어지며 마무리되는 과정도 자연스럽다.
< The Winning >이 아이유의 화려한 커리어 내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다뤄질 만한 작품은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본작은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과거와 현재를 부드럽게 이어준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의가 있다. 젊은 거장의 30대는 어떤 모습일지, 어떤 그림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를 걸기 위한 근거로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수록곡-
1. Shopper [추천]
2. 홀씨 [추천]
3. Shh.. (Feat. 혜인, 조원선 & Special Narr. 패티김)
4. Love wins all [추천]
5. 관객이 될게 (I stan 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