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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go yet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
2021

by 장준환

2021.08.01

정규 3집 < Familia >를 위한 전조 ‘Don’t go yet’은 기존 어느 곡보다도 라틴 팝 요소를 충실히 반영한다. 전주를 치고 나오는 플라멩코 기타부터 자연스레 합류하는 리드믹한 퍼커션과 브라스, 이에 격렬한 분위기를 북돋는 합창단의 등장까지 1분도 채 되지 않는다. 간결한 리듬 배치로 침착하게 유혹하는 ‘Havana’와 가성의 첨가로 역량 피력에 초점을 둔 ‘Never be the same’이 ‘Despacito’가 가져온 라틴 팝 유행에 탑승하며 이러한 소재를 이용하는 단계였다면, 이번 리드 싱글은 본격적인 라틴 팝의 유일 총아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 Romance >의 의도에 가깝다.


‘아직 떠나지 마’라는 노랫말은 간절하게 상대의 잔류를 갈구하지만, 정열적인 분위기 아래 펼쳐지는 것은 이 순간에 도취하기 위한 율동적 파티 사운드다. 중간에는 어눌한 어투의 랩 구간이 짧게나마 등장하며 예상치 못한 환기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역동적 요소의 과포화 조합은 조금 산만하게 다가올지라도 아무래도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 지금 카밀라 카베요에게는 상황을 타개할 한 방이 필요하고, 특색을 정확하게 포착한 ‘Don’t go yet’의 탄생은 목적을 명확히 증명하기 때문. 비교적 애매한 노선에 머무르던 전작보다 더욱 강력하게, 그리고 확실한 방식으로 정체성 확립의 야망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장준환(trackcam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