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중요했을 시기에 용기 있게 내디딘 발걸음이다. 19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강한 그루브의 비트와 파괴적인 그런지 사운드가 앙상블을 이루는 ‘More’는 그룹의 기존 이미지를 답습하거나 팀의 다른 멤버와 장점을 경쟁하는 대신 제이홉만의 새로운 매력에 집중한다. 이렇게 확고한 목표에 시선을 고정하여 선율감이 부족한 코러스, 다소 전형적인 래핑 등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몰입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음악의 콘셉트가 억눌린 욕망으로 인한 자기 분열을 암시하지만 통제권을 얻어낸 개인이 굳건하게 서있는 결말이라 비극적이지 않다. 외려 순수한 창작 욕구를 드러내는 파트가 도드라지며 뮤지션으로서의 성장이 있을 미래를 도모한다. 한편 얼마간의 아까움이 느껴지는 그래미 언급 파트는 덜어내도 되었을 부분이다. 창작을 향한 열망이 있다면 그 상 수상 여부와는 상관없이 어차피 제대로 된 길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