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발을 알리는 첫 신호탄인 만큼 전신인 브레이브걸스 시절의 강점을 고려한 작법이 드러난다. 그루비한 베이스로 두텁게 토대를 마련한 뒤 관악 사운드로 중간중간 감칠맛을 더하는 구조는 ‘운전만해’로 대변되는 레트로 정신과 닮았다. 여기에 유리잔에 얼음이 가볍게 부딪히는 듯한 맑은 공명음을 삽입해 산뜻함을 불어넣은 것은 트로피컬 하우스를 사용한 ‘롤린 (Rollin’)’의 여름철 성격이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자칫 무거워지기 쉬운 배합에 시원한 효과음을 덧입혀 균형을 맞췄다.

적절한 리터칭이지만 수록곡이라는 특성 때문일까. 무던하게 조율된 선율과 'Lemonade'라는 소재를 단편적으로 활용할 뿐인 한영혼용 가사는 전면에 내세울 만큼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물론 ‘서머 퀸’의 귀환을 부각할 목적이었다면 진홍빛 벨벳 재질의 ‘One more time’보다는 훨씬 시의적인 곡. 여러모로 타이틀 선정에 미련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