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의 부흥을 꿈꾸는 아이돌,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의 질주가 한창이다. 경직되고 일원화된 K팝 세계에 균열을 낸 작은 오류로, 그 정체성은 '무한 반복 출력으로 인해 결과를 수신하지 못하는 코딩 오류'를 뜻하는 신보 < Livelock >과도 일맥상통한다. 데뷔 앨범 < Hello World! >부터 이 팀의 공식은 기묘했다. 한결같이 헤드라인에 걸려 있는 프로그래밍 용어와 찢어질 듯한 록 사운드의 교집합, 이번 음반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한 '오류'로 남지 않기 위해 여섯 소년은 등장부터 어려운 문제를 마주한다. 밴드형 아이돌은 이미 검증을 거친 모델이고, 메탈 등 고전 장르를 차용한 K팝 곡도 숱하게 많은 탓이다. 동종 업계에서도, 록이라는 거대한 범주에서도 이들의 존재가 신선하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 기이한 결합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스레 여러 의무가 뒤따라 온다. 세계관을 지탱할 아이돌의 역할을 다할 것, 록 장르의 팬들에게는 좋은 곡도 선사할 것, 그리고 수준급 연주력까지 갖출 것. 이중 접근 전략이 필요한 까다로운 문제다.
< Livelock >은 데뷔부터 내세운 네 가지 해답 중 가장 정답에 가깝다. 전자음을 섞은 변주나 '악동' 이미지에 치중한 전작 < Deadlock >에 비해 비교적 그 지향점이 명확한 덕분이다. 그 근본은 고전적인 밴드 사운드의 모범적인 활용에 있다. 하드 록 계열의 'Freddy'와 'Break the brake'는 팀의 존재 가치와 이를 표현한 음악의 뜨거운 접점. 시작부터 오버 드라이브를 강하게 먹인 기타 선율과 빠른 랩과 후렴구는 뉴 메탈을 신명 나게 복각하고, 듣는 이들을 광란의 페스티벌 현장으로 초대한다.
야성적인 연주가 낳을 청취의 피로도는 적절한 농도 조절로 돌파한다. 음반 전체의 완급을 조절하는 모던 록 스타일의 'Pluto'나 록 발라드로 전향한 'Paranoid'는 무난한 휴식 구간으로 기능하고, 인트로부터 팝 펑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Again? again!'의 마무리도 깔끔하다. 쇠줄이 진동하는 소리와 둔탁한 드럼이 대변하는 순수한 창작열, 그리고 따라 부르기 좋은 멜로디와 곳곳에 배치된 랩으로 보이 그룹 특유의 청량함까지 부담 없이 녹여냈다.
풀이의 핵심은 밴드와 아이돌 사이에서 유지하는 균형감이다. 지금까지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가 도출한 결과에 큰 오차는 없어 보인다. 선배 그룹 스트레이 키즈와 데이식스의 장점만을 잘 융합한 모습까지 엿보인다. 물론 더 큰 목표를 위해 갈 길은 남았다. 서사와 음악의 면밀한 연결, 작곡진과의 두터운 관계 형성, 셀프 프로듀싱을 위한 단계적 성장, 그리고 영향력을 가진 히트곡까지. 그렇게 꾸준한 지속력을 지니고 있다면 응원봉을 치켜들면서 슬램으로 몸을 부딪치는 세계관의 대통합도 머지않았다.
- 수록곡 -
1. Freddy
2. Break the brake [추천]
3. Pluto
4. Enemy
5. Bad chemical
6. Paranoid
7. Again? again!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