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단단하다. 일렉트릭 기타가 활개를 치는 사이 스네어와 킥 드럼의 옹골찬 소리가 안정감을 주고, 서툰 구석 없이 깔끔한 연주는 서로의 합을 자랑하며 도드라지는 리듬 섹션을 보여준다. K팝 밴드가 들려주는 멋있는 록 음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뒤에 숨어 갈 곳을 잃어버린 선율이 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흩날리는 것이 유일한 단점. 힘 있는 사운드와 맥빠진 멜로디가 아슬하게 공존한다.
첫 정규작 < Troubleshooting > 이후 약 한 달 만에 돌아왔다. 덕분에 타이틀 곡인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과도 시기상 자연스러운 대비를 이룬다. 급하게 복귀한 탓인지 짜임새 있는 구조와 선명한 선율의 흐름에서 차이를 보인다. 물론 부족한 노래가 '소년만화'다. 꾸준한 활동으로 밴드의 실력을 증명하며 다양한 콘셉트와 새로운 프로젝트에 신경을 쓰는 사이 음악에 배분했던 힘이 빠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