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Glow Up
리센느(RESCENE)
2025

by 소승근

2025.02.09

리센느의 노래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는 베이스다. 데뷔곡 ‘Uhuh’와 2024년 8월에 공개한 ‘Love attack’처럼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Glow up’과 수록곡 ‘Going on’과 'Cotton candy'도 두텁고 명징하며 기둥처럼 단단한 16비트 저음이 곡 전체를 이끈다. 리센느의 노래가 멜로디를 강조하면서도 리듬 또한 탄탄하고 굳건하다는 징표다. 덕분에 리센느의 음악은 댄스곡임에도 불구하고 묵직하고 안정적이다. 기본기가 탄탄한 더 뮤즈 엔터테인먼트 음악 팀의 실력과 리센느 멤버들의 능력이 화학적, 유기적으로 결합했음을 의미한다.


전작 < Scenedrome >의 1번 트랙이 빠르지 않은 ‘Lucky you’처럼 < Glow Up >도 느리지만 진중한 ‘Crash’로 시작한다. 그 다음 수록곡이 타이틀곡인 ‘Love attack’과 ‘Glow up’을 배치해 두 음반의 유사성을 확인한다. 이런 전략은 첫 싱글에 대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접근법. 그러나 4곡 중 3곡이 업템포 노래였던 < Scenedrome >과 달리 < Glow Up >에서는 5곡 중 4곡을 댄스 트랙으로 채워 성장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영국의 재즈 팝 싱어 크리스 리아가 부른 ‘On the beach’의 기타 인트로와 유사한 도입부를 가진 ‘Glow up’은 주요 멜로디에 스캣을 투영해 아일릿의 노래처럼 멜로디 훅을 부각하며 음반에서 가장 밝고 가벼운 에너지를 분사한다. 저지 클럽 스타일의 ‘In my lotion’으로 현재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며 펑키(funky)한 댄스팝 트랙 'Going on'은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활약한 영국의 걸그룹 스타일을 복원했고, 고음으로 가창력을 과시한 ‘Cotton candy’에서는 리듬 앤 블루스로 자신들의 잠재력을 확장한다. 미나미, 리브의 메인 보컬 라인이 있지만 리센느는 두 멤버에 의지하지 않고 팀 전체의 보컬 하모니에 집중한다. 예능이나 라이브 방송에서는 멤버 개인별 개성이 뚜렷하지만 음악에서는 몇 명에 의존하지 않고 팀 리센느를 중심에 두려는 노력이다. 이들의 노래에는 솔로나 독창보다 코러스나 합창 비중이 높아 전체적인 보컬은 은은한 파스텔 톤처럼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멤버들의 아름다운 용모와 어울리는 보컬 스타일을 장착한 것이다.


< Scenedrome > 이후 6개월 만에 컴백한 리센느와 소속사는 < Glow Up >을 제작하면서 심적인 부담이 컸을 것이다. 인지도를 밀어올린 ‘Love attack’과 ‘Pinball’의 열기와 호평을 이어가야한다는 압박이 컸겠지만 소속사와 리센느는 음악적 완성과 대중적 관심 모두를 성공적으로 끌어안았다. 리센느의 향은 거품이 몽글몽글하고 은은한 라벤더 향기다.


-수록곡-  

1. Crash [추천]

2. Glow up [추천] 

3. Going on [추천]

4. In my lotion  

5. Cotton candy  [추천]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