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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는 말이 제일 싫어
최예나
2025

by 박수진

2025.08.13

얼마만큼의 대중 공감을 사느냐가 관건이다. ‘Smiley’, ‘Smartphone’을 비롯해 한 차례 논란을 일군 ‘Hate Rodrigo’까지 이전 싱글에서 그가 팝 펑크에 골몰했다면 ‘네모네모’부터 이번 미니 음반 < Blooming Wings >의 타이틀 ‘착하다는 말이 제일 싫어’는 키치함에 초점 맞춘다. 요아소비 등 근래 인기 있는 J팝 아티스트에 영향 받았음을 감추지 않는 신보는 그가 노린 키치함 다시 말해, 다소 오타쿠스러운 이 감수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감상을 야기한다.


다채로운 현악기와 피아노, 그리고 이 사이를 적당히 연결하는 밴드 구성이 사운드를 화려하게 채색한다. 사랑을 주제로 큰 인기를 끌었던 ‘네모네모’와 비슷한 감성을 노래하지만 신곡은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사운드에 힘을 준 인상이다. 다만 그 컬러감이 과하다. 형형색색의 소리가 겹쳐져 음악의 스토리라인을 만드나 필요 이상으로 납작한 노랫말과 어우러지지 못한다. ‘나 좀 봐 달란 말야’, ‘좀 너무한 거 아냐’ 등의 단순한 코러스 라인 또한 노래의 맥이 풀리는 지점.


콘셉트적으로는 QWER의 ‘고민중독’, ‘눈물참기’가, 사운드에서는 아이유의 ‘너랑 나’가 스쳐가는 이번 신곡에서 확실한 강점과 뚜렷한 무게중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청춘 만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음반 커버가 신보의 지향을 힘없이 그려낼 뿐이다.

박수진(muzikis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