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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New era)
키키(KiiiKiii)
2026

by 이재훈

2026.02.03

새 시대는 변화와 오류가 공존하는 과정에서 도래한다. 아이브의 복고적 기조를 일부 물려받았던 키키는 방향 수정을 위해 직전 싱글 ‘Dancing alone’ 리믹스로 독자적인 활로를 모색했다. 그 과정에서 일렉트로 팝 형식을 재치 있게 덧입힌 2010년대 버전은 보컬 멜로디를 활용하지 않는 후렴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했다. 단서를 찾은 이들은 다시 한번 같은 시간대로 돌아가 다른 방식의 복각을 시도한다.


시간여행을 가능케 한 주역은 바로 런던 노이즈(LDN Noise)다. 샤이니의 ‘View’, 에프엑스의 ‘4 walls’ 작곡가는 2010년대 중반 K팝의 편린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간결한 하우스에 공간감 풍부한 베이스의 간헐적인 등장은 익숙하지만 여전히 감각적이다. 키야의 견고한 저음은 줄어든 멜로디 비중 덕에 또렷하게 부각되며 확고한 구심점으로 작용한다. 박자감을 중시하는 경향에도 가성을 활용한 백 보컬로 공간을 확장하며 개방감 역시 확보했다. 시야가 넓어지며 아직 찾지 못했을 뿐 어디든 힌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키키는 신호에 잡히지 않는 영역으로 차근차근 전진 중이다.

이재훈(sngov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