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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sick
키드밀리(Kid Milli)
2026

by 이재훈

2026.05.08

사랑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아무런 맛이 나지 않게 하기도, 특별할 것 없는 음식을 최고로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음악에서 가장 보편적인 소재는 첫 정규 앨범 < AI, The Playlist >의 주제이기도 했다. 홀로서기를 시작한 키드밀리의 출발이 당시의 모습과 비슷하다. 더욱 내밀한 내용으로 가득하고 차가운 비트에 랩을 하는 방식 역시 그렇다. 


뒤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 분위기를 환기하는 ‘Radio chant’는 ‘AI’의 부드러운 변형이고 ‘Tom Hanks’의 멜로디컬한 랩은 ‘Blue’에도 등장했다. 달라진 부분은 비율이다. 플레이리스트처럼 다양하던 정규 1집의 구성과는 다르게 < Lovesick >은 사운드부터 주제까지 매우 통일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즘과의 인터뷰 속 드레이크의 < Honestly, Nevermind >에 대한 언급이나 자극이 적은 전자음악에 끌린다는 취향이 반영된 결과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하우스를 중심 포장지로 두고 그 안에서 연애사를 단편 에피소드처럼 풀어낸다. 이러한 특징은 ‘Radio chant’ 이전 초반부에서 특히 강조된다. 유기적인 음악의 흐름을 지나 중반부에 도달하면 분위기를 유지하는 경계에서 눈에 띄는 트랙이 존재한다. 무게감 있는 킥 변주로 적절한 순간에 속도를 내는 ‘HK’와 후속 발매된 < Love$ick >까지 통틀어 피처링과 가장 좋은 합을 보여주며 살아난 리듬감에서 날아다니는 ‘DJ, drop it !’으로 앨범의 중심부에서 다시 추진력을 얻는다.


14곡이라는 분량은 일정 수준의 포만감을 제공하지만 일부 구간의 밋밋함 또한 감내해야 한다. 어중간한 멜로디와 적은 변주를 해결하는 대신 세련된 느낌 하나만을 고수한다. 아무 감정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빌어먹을러브’는 ‘Radio’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Bad’의 몽환적인 톤은 ‘Lovesick’의 빠른 랩에 대한 피로를 오히려 가중했다. 이처럼 뚜렷한 장단점을 가진 < Lovesick >은 사랑의 양면성을 닮았다. 마치 중간에 등장하는 내레이션을 변형해 ‘그래도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은 지나온 행적과 앞으로 있을 미래 모두 아름다웠고 아름다울 것이다’라고 읊조리는 듯하다.


-수록곡-

1. Who you? 

2. Toro (Feat. Crush)

3. O……….

4. Lovesick

5. 바람

6. Radio chant

7. HK (Feat. BIG 9ULPO) [추천] 

8. DJ, drop it ! (Feat. Dowoo) [추천]

9. Radio [추천]

10. 빌어먹을러브

11. Losing you

12. Losing you outro

13. Tom Hanks [추천]

14. Running on fumes


이재훈(sngov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