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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피터 가브리엘(Peter Gabriel)
2002

by 소승근

2002.11.01

10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10년이면 강과 산 모두 변한다고 하지 않던가. 하물며 일주일이 멀다하고 옷을 갈아입는 대중음악 계에서 3,650일 동안 변치 않고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자신의 음악 세계를 보존한 뮤지션들에게 '장인'이나 '거장'이란 칭호를 붙이며 존경을 표한다.

여섯 번째 앨범 <Us>가 나온 지 10년이 흐른 2002년에 피터 가브리엘(Peter Gabriel)이 일곱 번째 정규 음반 <Up>을 공개했다. 그 동안 영화 음악과 멀티미디어 프로젝트 연구 진행, 그리고 세계 여러 민족의 문화를 아우르는 리얼 레코드사의 운영 등으로 바쁘게 보낸 그였지만 지난 10년 동안 100곡 이상의 곡들을 창조하면서 자신의 본업인 뮤지션으로서의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Up>은 이전의 작품들보다 무겁고 어둡다. 그 동안 피터 가브리엘과 가깝게 지낸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자 노랫말은 사회와 인간 관계보다는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이를 표현했다. 오프닝트랙 'Darkness'와 'No way out', 그리고 1998년 영화 <시티 오브 엔젤스>에 삽입된 'I grieve' 등이 대표적이다. 텔레비전의 천박한 토크쇼를 풍자한 'Barry Williams show'는 연기파 배우 숀 펜이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고, 가스펠 합창단 더 블라인드 보이스 오브 알라바마(The Blind Boys of Alabama)가 백보컬을 맡아준 'Sky blue'와 'More than this' 등이 이번 음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

아트 록 밴드 제네시스(Genesis)를 떠나 솔로 활동을 할 때부터 피터 가브리엘은 리듬과 비트에 많은 중점을 두었다. 바로 이 비트에 대한 열정은 아프리카와 남미의 민속 음악에 몰입하는 열정으로 표출된다. 예전 노래들인 'Shock the monkey', 'Big time', 'Steam' 등에서 보여주는 초일류 감각의 리듬 파트는 이번 음반에서는 'Growing up'과 'I grieve', 'More than this'로 이어진다. 이번 음반에서도 베이스 연주는 그의 영원한 리듬 파트너인 토니 레빈(Tony Levin)이 맡아주고 있다.

피터 가브리엘은 단 한번도 자신의 업적에 안주하지 않았다. 피터 가브리엘 자신이 건설한 제네시스(Genesis)의 그림자를 거부했으며, 세계의 민속 음악에 대해서는 진심 어린 경의를 표했다. 그는 자신의 매너리즘과 나태함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피터 가브리엘을 진정한 아티스트로 추앙하는 이유다. 이번 작품 <Up>이 그것을 증명한다.

-수록곡-
1. Darkness
2. Growing up
3. Sky blue
4. No way out
5. I grieve
6. The Barry Williams Show
7. My head sounds like that
8. More than this
9. Signal to noise
10. The drop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