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통해 세상의 양태를 담는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전위적인 인물 피터 가브리엘의 이번 노래는 전작 < I/O >와 같은 방식으로 우리 곁에 접근한다. 달의 위상 변화에 맞춘 두 가지의 믹스 버전과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싱글 커버, 철학적 메시지를 품은 주제 의식 등 신보 < O/I >의 선공개 곡 ‘Been undone’은 이전 앨범을 계승하지만 화법은 다르다. 단서는 21세기에 상호 연결의 중요성을 피력한 그의 발언이다. 7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내면의 무너짐을 고백하는 가사에는 화합을 강조한 ‘Live and let live’와는 다른 애절함이 선연하다.
관록의 제작법이 사운드의 기틀을 잡았다. 신비로운 신시사이저와 뒤편에 물러선 리듬 악기가 안개로 자욱한 곡의 배경을 조성하고 멜로디에 얹힌 목소리는 공간에 고립된 이미지를 가시화한다. 방황하는 모습에서 연대의 온기를 머금은 결말에 도달하기까지 반복되는 구조로 인해 흡입력이 떨어질 법도 하지만 촘촘히 쌓아 올린 문장과 선율의 부피는 집중의 이완을 허락하지 않는다. 메시지 전달 이상으로 몰입을 독려하는 이 곡은 시간의 층위를 거스르는 노련함의 결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