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Doesn't mean anything
앨리샤 키스(Alicia Keys)
2009

by 조이슬

2009.10.01

생각해보면 앨리샤 키스(Alicia Keys)의 노래에 전면적으로 피아노가 나선 적은 없다. 그의 경력에 걸맞은 화려한 테크닉이라든지, 이렇다 할 유려함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앨리샤 키스’ 옆에 “아!”하고 떠올릴 'Fallin''의 그 4마디 연주, 'If I ain't got you'와 'Impossible'(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인트로는 바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울 퀸'의 결정타였다. 구태여 덧붙일 필요가 없다. 단 4마디로 곡의 테마를 압축하며 둔탁한 비트와 함께 찢어질 듯 지르며 힘 있게 몰아붙이는 보컬. 이는 'Doesn't mean anything'에서도 여전하다.


만약, 프린스(Prince)의 곡을 리메이크한 'How come you don't call me'에서의 놀라운 바운스, 'You don't know my name'의 감미로운 멜로디를 원했던 팬들이라면 며칠 전 발매된 휘트니 휴스턴의 신보에서 그가 프로듀싱한 'Million dollar bill'을 듣고 손뼉 치며 좋아했을 터. 허나 'Doesn't mean anything'은 마치 전작 타이틀 'No one'이 공개 되었을 때의 실망감(?)처럼 총기 넘치는 선율이라든지, 번뜩이는 재치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보컬이 그려내는 다이내믹함도 전작이 더하다.


이쯤 되면 했던 거 또 하는 지루하고도 뻔한 스토리에 지칠 법도 한데 이게 끝이 아니다. 여전히 인트로의 테마가 곡 전반을 이끄는데 간간히 바뀌는 리듬과 주된 테마로 인해 여기서 뽑아내는 멜로디가 아주 매력적이다. 조금은 볼륨이 낮아진 보컬도 서정미를 한층 더한다. 캐치한 선율이 줄어든 탓에 'Doesn't mean anything'이 얼마만큼 이전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피아노의 터치 하나로 곡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아이디어만으로도 신작의 의미는 충분하다.

조이슬(esbow@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