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 이후 명랑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카니예 웨스트의 찌푸린 인상이 좀처럼 펴질 생각을 안 한다. 남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떠벌이는 부의 과시도 그는 일단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본다. 기본적으로 윽박조에 죽음과 자살을 메타포로 활용한다. 이러한 연속적인 흑암이‘Mercy’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창백한 피아노 라인과 댄스홀 아티스트인 퍼지 존스(Fuzzy Jones)의 음침한 보컬이다. 굳이 다수의 래퍼를 대동해야하는 필요를 못 느낄 정도로 곡을 지배하는 것은 랩이 아니라 비트와 샘플링이다. 복잡한 구성이 아닌 간단한 변주로 명확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카니예의 프로듀서 역량을 재확인하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