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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 vs. the people (Starring T.I As The People)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2018

by 조해람

2018.05.01

3분 동안 펼쳐지는 랩 정치토론! 트럼프 지지 선언이후 힙합 씬의 ‘모난 돌’을 자처하는 카니예 웨스트가 반 트럼프 진영을 대변하는 래퍼 티 아이(T.I.)에 맞서 나름의 정치적 소신을 밝힌다. 전설적인 소울 그룹 포 탑스(The Four Tops)의 ‘7 rooms of gloom’을 샘플링한 둔탁하기 그지없는 비트가 경기장을 채우고, 마디 단위로 짧게 오가는 래핑은 곡의 대화성을 계속 강조한다. 참 래퍼다운 발상이다.


오래된 곡을 세련되게 다듬어낸 훌륭한 비트 메이킹, 이견의 여지 없는 두 래퍼의 랩 스킬과 그들의 스타일 차이가 빚어내는 기분 좋은 음악적 긴장감. 마냥 듣기에는 재미있는 곡이다. 그러나 다소 비겁한 중립에 가까울 카니예 웨스트의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티스트가 세상과 불화한다는 것. 그건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 아닐까.

조해람(chrbb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