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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하자
김조한
2012

by 신현태

2012.05.01

김조한은 노래 잘하는 가수다. 그의 이름을 안다면,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흑인 음악이 막 정착을 시작하던 90년대 초, 유창하지 못한 한국말이 섞인 소울과 가스펠을 넘나드는 흑인들의 창법과 끈적끈적한 호흡은 수많은 싱어들의 표적이자 표준이었다. 솔리드를 잇는 솔로 활동에서도, 주력인 노래 부르기에 무게감을 두는 활동을 이어왔다. 앨범 활동으로는 다소 격조했지만, < 나는 가수다 > 출연으로 ‘R&B 대디’라는 별칭을 얻으며 건재함을 알렸다.


한국인 정서에 안착시킬 수 있는 리듬 앤 블루스를 기초로 한 멜로디 라인은 ‘R&B의 전도사’ 김조한의 진가였다.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싱글 ‘다시 사랑하자’를 들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공허함이다. 메트로놈을 틀어놨는지 착각하게 만드는 전반부에 들려오는 ‘쿵!쿵!’, ‘쿵!착’ 들려오는 박자기 소리와 전체 곡의 전개, 가사, 어눌한 자작 랩은 조화롭지 못하다. 그렇다고 멜로디 어느 소절 하나 따라 부르기도 시원치 않다. 본연의 세련된 팝적 감각은 부재하고, 오로지 ‘노래 잘 부르는 김조한’만 있다.

신현태(rockersh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