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공간, 그것도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말소리가 뒤엉키고 섞여 왁자지껄함. 그리고 그 소음으로 인한 가벼운 현기증. ‘Talk’는 사람들의 대화 풍경을 한 발자국 떨어져 관찰자 시점으로 스케치한다.
실제로 간주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삽입되는데, 흥미롭게도 전작 ‘Lost’에도 동일한 소리가 등장한다. 그래서 이 곡은 마치 ‘Lost’의 후속편처럼 느껴진다. 물론 ‘Lost’보다 가볍고 구성도 심플해 깊이는 훨씬 얕다. 하지만 어딘가 무심한듯한 시선, 모노톤의 음색은 연장선에 서있다.
그는 소울음악이란 멜로디나 리듬 등의 형식적인 부분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내면의 또 다른 감성적인 부분에 의해 정의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식의 소울에서 벗어난 독특한 질감은 이런 철학에서 나온다. 모처럼 ‘성대’가 아닌 ‘소울’을 흔드는 묵직한 싱어송라이터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