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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rtment
카더가든(Car, the garden)
2017

by 박수진

2018.01.01

2년 만의 발매한 두 번째 정규앨범이자 메이슨 더 소울에서 카더가든으로 활동명을 변경한 뒤 나온 첫 번째 작품이다. 이름의 변화만큼 달라진 소리의 질감이 돋보인다. 과거 ‘Talk’의 전자음, ‘Gray(feat. 브라더수)’의 브라스 섹션, ‘Davil’의 로파이, 개러지 록 등 비교적 다양한 사운드를 담아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수록곡 대부분을 밴드 구성으로 한결 정제해 적어냈다.

창법도 가다듬었다. 강하게 목을 긁으며 내뱉던 ‘Bushwick’이나 의도적으로 발음을 뭉게며 관능적으로 부르던 ‘예쁜여자’의 보컬 스타일이 ‘갈게’, ‘그저 그런 날’에서처럼 담백한 발성으로 변화했다. 이 자연스러움은 매혹적으로 뒤엉키는 선우정아의 음색과 브릿지의 과감한 기타톤이 인상적인 ‘Lost 2’, 깔끔한 일렉트릭 기타와 중심을 성실히 잡아주는 베이스, 드럼의 호흡이 훌륭한 ‘섬으로 가요’ 등 흡입력 있는 멜로디를 인위적이지 않고 편안하게 소화시켜준다.

또한 오혁, 선우정아 등 곡의 느낌에 제격인 피처링진의 선택과 파라솔, 나잠수, 라이프 앤 타임의 진실, 오존(O3ohn) 등 동료 음악가의 손길을 질서 있게 줄 세운 카더가든의 조타는 노련해진 그의 발전을 보여준다. 파라솔의 색이 진하게 풍기는 셔플리듬의 ‘그저 그런 날’은 캐나다의 인디뮤지션 맥 드마르코의 연장 선상에서 나른한 기타팝으로, 나잠수의 힘이 더해진 ‘젊은 꿈’ 우리나라에서는 ‘Take me to church’로 잘 알려진 호지어의 ‘Someone new’처럼 확대되는 구성이 감수성을 자극하는 록으로 등장한다. 사운드는 정돈하되 그 안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내니 앨범이 입체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다만 ‘Blue blue’에서 ‘Together’로 이어지는 후반부 기세는 처음의 화력만 못하다. 비슷한 징글쟁글한 기타로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작은 구멍을 눈치 못 챌 전체의 인상이 자리한다. 예쁜 여자를 기다리며 이성의 눈, 코, 가슴을 가사로 적던 그가 며칠째 그대로 놓인 사과로 지난날을 그리고(‘그저 그런 날’), 매일 토해내는 젊음을 누군가는 알아주길(‘Beyond’)이라며 노래하지 않는가. 깊어진 사색을 잘 정돈된 가사와 구성진 사운드, 멜로디로 담아냈다. 단단하고 튼튼한 성장일지의 첫 앨범이다.

-수록곡-
1. 섬으로 가요 (Feat. 오혁) [추천]
2. 그저 그런 날
3. Lost 2 (Feat. 선우정아) [추천]
4. Home sweet home
5. 444
6. 젊은 꿈
7. Beyond (Feat. O3ohn) [추천]
8. 갈게 [추천]
9. Blue blue
10. Mother
11. Together
박수진(muzikis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