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7곡을 담은 긴 호흡의 앨범이다. 1집에서부터 함께한 AOMG 내부 프로듀서 전군, 차차 말론에 레이블 동료 그레이, 로꼬, 사이먼 도미닉과 호흡을 맞췄으며 비프리, 스윙스 등캐릭터 짙은 래퍼들도 피처링 군단으로 들어왔으니 성공을 위한 사전 준비도 든든하다.
그레이가 함께 한 'Evolution'부터 진화를 알린다. 크러쉬의 'Give it to me'에서 농밀한 작사로 놀라움을 줬을 때부터 느꼈지만 많은 트랙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역량이 무르익었다. 그래서인지 전작보다 성숙해진 면모가 두드러지며 자신감을 보인다. 한국어 라임에 익숙하지 못한 작사도 없고 랩도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JOAH', '다시 만나줘' 등 이전에 발매한 싱글들이 만든 상큼한 선율은 전반부를 책임지며 앨범으로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힘으로 변환한다.
클럽을 즐기지만 순애보인 청년, < SNL 코리아 >에서의 캐릭터를 노래로 옮겨와 어른들의 이야기를 위트를 동반한 단어로 표현할 때 그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 스트리트 댄서 출신의 몸놀림으로 마이클 잭슨이 들려준 긍정성을 연상하게 하고, 과감한 작사를 부드러운 미성으로 소화하며 비슷한 전략으로 알앤비 앨범을 발매한 크러쉬와 태양을 따돌린다. '약속해', '비밀', 'Welcome', '올라타' 등의 중반부에 포진된 네오소울이 뒤쪽의 힙합 트랙보다 더 큰 감흥을 전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메트로놈'을 지나면 강렬한 분위기로 전환된다. 상반된 분위기의 간격을 좁혀주고 맞춰줄 수 있도록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 '메트로놈' 이후부터는 강렬한 분위기로 전환한다. 흑인음악 범주를 넘나드는 것을 넘어 EDM, 트랩 등 이전에 하지 않았던 스타일을 거침없이 포용하며 자신의 성장을 알리고 있다. 한 곡이 아닌 여러 곡을 통해, 특히 'GGG'에서는 온전히 자신의 랩으로만 채워 취약점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비프리와 테이크원이 기량을 발휘하는데도 곡의 중심을 내어주지 않는 'Who the f*ck is u'로 힙합에 대한 애정도 드러낸다.
부쩍 는 작사 능력, 리듬감을 살리는 가창, 레이블 AOMG. 박재범은 손에 쥐고 있는 카드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시도한다. 음악과 예능에서 활약하는 스타성 넘치는 청년에게 이제는 한국의 크리스 브라운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힙합 알앤비 뮤지션으로 인정받겠다는 의지로 눌러 담아 내놓은 진화록은 어느새 그의 출발점이 아이돌 그룹이었음을 잊게 만든다.
-수록곡-
1. Evolution (Feat. Gray) [추천]
2. JOAH (Re-mastered) [추천]
3. So good (Feat. Common Ground) [추천]
4. 다시 만나줘 (Re-mastered)
5. 약속해
6. 비밀 (Re-mastered)
7. Welcome (Re-mastered)
8. 올라타
9. 메트로놈 (Feat. Simon Dominic, Gray)
10. GGG
11. Who the f*ck is U (Feat. B-Free, Take one) [추천]
12. 사실이야 Remix (Feat. Loco, Swings)
13. 미친놈 (Feat. Gray, Loco, Simon Dominic & Trinidad James)
14. I like 2 party (Re-mastered)
15. Hot (Re-mastered)
16. Hot Remix with Cha Cha Malone
17. 나나 (Feat. Loco, AO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