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정과 이휘민의 프로듀싱 팀 그루비룸은 팀명처럼 리듬의 활기를 돋우는 알앤비 힙합 뮤직을 구사하고 있다. 박재범과 개리, 도끼 등 국내를 대표하는 래퍼와의 협업 일람과 본인 명의로 나온 2017년 EP < Everywhere > 등 가열한 행보를 이어 나가는 이 듀오의 음악엔 특색과 팝의 보편적 매력이 동존한다.
이현도의 지휘 아래 김진표와 에픽하이 등이 참여한 ‘힙합구조대’와 다이나믹듀오의 ‘동전한닢’ 리믹스 버전처럼 랩 올스타전을 구현한 ‘Fasho’에서 피에이치 원과 하온, 식케이 등 국내 힙합을 이끄는 래퍼들은 7분여의 러닝타임에 각자의 매력과 개성을 채워 넣었다. 젊은 나이에 이미 신의 공고한 지위를 확보한 이들은 “Diamonds all on my neck fasho(내 목에 다이아몬드) / 귀찮아 환전 맘에 들면 card it” 처럼 부에 관한 스웨그로 자신들의 성공 신화를 자축한다. “틀림없이”를 뜻하는 영어 표현 “For Sure”의 줄임말 “Fasho”가 자신감을 고취했다.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랩 밑으로 흐르는 아련한 멜로디는 히트메이커 조영수가 쓴 티아라의 ‘Day by day’. 엄정화의 1998년 작 ‘초대장’을 샘플링한 현아와 창모의 콜라보레이션 ‘Rsvp’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Love’ 삽입한 르세라핌 허윤진, 크러시 참여곡 ‘Yes or no’의 기조를 잇고 있다. 시대의 흐름과 히트송의 보편타당성을 동시 고려한 그루비룸의 성공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