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열아홉의 젊은 래퍼 빅나티는 로맨틱 월드를 건설해 누군가에게 다가가기 힘든 힙합 문화의 문턱을 낮춘다. 힙합과 알앤비를 아우르는 싱잉랩은 감각적이고 현실적인 가사는 공감대를 구축한다.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 고등 래퍼 >와 < 쇼 미 더 머니 >를 통해 경험을 쌓은 그는 십센치와 함께한 ‘정이라고 하자’로 대중과의 간격을 더욱 좁혔고 두 번째 EP < 낭만 >을 통해 싱잉랩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180도 바뀔 수 있다는 ‘낭만교향곡’과 영어 가사의 장점이 돋보이는 ‘Vancouver’는 여성을 거칠게 다루는 몇몇 가사들과 달리 1970~80년대 국내 포크 음악의 순정을 담았다. 다만 확고한 콘셉트로 무게추는 쏠렸고 몇 차례의 치기 어린 가사에 워드 플레이와 라이밍의 위력도 덜하다. 힙합에 뿌리를 둔 뮤지션인 만큼 랩 본연의 연구도 필요하다.
각양각색 뮤지션들이 십 대 래퍼의 너른 취향을 드러낸다. 재즈의 터치를 심은 ‘결혼행진곡’은 섬뜩한 집착으로 일관성에 균열을 내고 시온, 예스코바, 안다영이 돌림노래처럼 개성을 쌓은 ‘Hachiko’는 멜로우한 알앤비 트랙이다. EP와 정규 앨범 사이에 있는 듯한 애매한 분량임에도 다양성을 포섭했다.
공격적인 랩과 비트 없이도 매력적이다. 역으로 대중가요에서 질리도록 노래했던 주제를 파고들어 빅나티만의 낭만론을 설파한다. < 낭만 >은 쏙쏙 박히는 멜로디로 대중성을 붙잡았고 이채로운 스타일도 돋보인다. 음악감독 꿈나무의 수줍은 도전이다.
-수록곡-
1. 낭만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2. 낭만교향곡 (Feat. 창모, 박재범)
3. Lovey dovey (Feat. 미노이) [추천]
4. Poker (Feat. 다운)
5. Vancouver
6. Actor (Feat. 피에이치원) [추천]
7. 결혼행진곡 (Feat. Dbo)
8. Hachiko (Feat. 시온, Yescoba, 안다영) [추천]
9. 마침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