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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Free
김필
2015

by 이기선

2015.06.01

김필은 여러 면에서 준비된 가수다. < 슈퍼스타 K6 > 준우승의 위용을 굳이 업지 않아도 이전부터 나름의 솔로 커리어를 지니고 있었고 피쳐링 아티스트로도 적지 않은 곡들에 얼굴을 비추어 왔기 때문이다. 김필을 예전부터 알고 있던 팬들은 < 슈퍼스타 K6 >에서 그의 활약이 반가웠을 것이다. < Feel Free >는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상황에서 자신의 무기를 펼쳐보여야 할 첫 무대인 셈인데 이 활약 역시 준수하다.

신보에서 발견 가능한 김필의 장점을 나열해 보자면 먼저 메이저 취향에 한정하지 않는 음악 스펙트럼이 있다. 힙합 뮤지션과의 협업 경험도 있고 < 슈퍼스타 K6 >에서도 남다른 선곡으로 우위를 점했던 만큼 분명 그에게 두드러지는 장점이다. 비록 이번 앨범 자체에는 싱어송라이터라는 분류를 벗어나지 못하는 기타 팝 혹은 록 위주의 편성이지만 그 표현 방식에서 다양성을 점한다. 브라스 세션을 통해 공간감을 창출하는 'Lose control', 한 편의 발라드 트랙인 '눈에 적시는 말 (Nothing without you)' 등 김필이라는 안정적 범위에서 운신의 폭을 최대한 넓혔다.

곱씹어보면 결국에는 편곡의 승리다. 모든 수록곡들의 원형을 따져 들어가면 기타 한 대의 간단한 편성으로도 연주 가능한 곡들이다. 앨범은 세션과 악곡의 재배치를 통해 색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덕을 본 것이다. 'Stay with me'에서 초장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베이스 세션, 'Lose control'의 기타 솔로 파트, 서서히 몸집을 불려가는 'Fly to your dream'의 전개 방식 등 적재적소의 프로듀싱이 작곡 자체의 묘미를 살린다. 특히 김필 스스로가 뻗어나가는 성량보다는 음색 자체에 좀 더 비중을 둔 보컬인 만큼 편곡의 힘은 더욱 빛이 난다.

앨범에 부제를 붙여보자면 '준비된 가수의 첫 메이저 행보'가 되겠다. 정확히 < Feel Free >는 그 수준에서 머물다 끝이 난다. 작곡과 작사 거의 전반을 다루지만 그 외양을 두텁게 한 것은 프로듀싱의 힘이 컸고, 가사나 보컬과 같이 싱어송라이터의 요소 면면을 살펴보면 그 내실이 완연한 것 역시 아니다. 결국 잘 다져진 한 명의 가수에게 적당한 조력이 가해졌을 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준 것이 이번 미니앨범인 셈이다. 합격점을 받기엔 충분하다. 비록 레드오션의 한복판으로 뛰어든 형세이지만 그의 이름을 < 슈퍼스타 K6 > 준우승이라는 명함 아래에 가두어 둘 필요 또한 없다.

-수록곡-
1. 필요해 (True love) [추천]
2. Stay with me [추천]
3. Lose control [추천]
4. Fly to your dream
5. 눈에 적시는 말 (Nothing without you)
6. Pierrot (광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