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의 선을 지키는 감정, 특유의 파르르 떨리는 바이브레이션과 미니멀한 사운드 디자인. 불면증을 앓고 있는 이들의 눈을 감기게 할 정도로 매끄럽게 진행된다. 목소리가 지닌 애절함은 코끝을 시리게 만들어 절로 이불을 당기게 될 정도. 다만 오롯이 김필의 것인지 확답 내리기는 어렵다. 수수한 편곡은 자칫 심심하고 무던하다는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그 경계선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다. 김필이라는 뮤지션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밋밋함이 더 가중될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