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의 이름이 아이튠즈 메인차트에 뜨고, 유투브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총합 7천만 뷰를 넘겼다. 여러 팀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왔지만 신인이 큰 호응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뜨거운 온도의 이유에는 외국에서 유행하는 뭄바톤(Moombahton) 장르와 연관 있다.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의 ‘Lean on’으로 대표되는 이 스타일은, 일렉트로 하우스에 레게나 자메이칸 풍을 섞어 훨씬 휘발적으로 흥을 높인다. 최근 해외 평단의 큰 관심으로 소셜 아티스트 빌보드 수상을 거머쥔 방탄소년단의 ‘피 땀 눈물’도 같은 장르다.
카드의 곡은 뜨겁고 에너지 있는 뭄바톤을 지향한다. 후렴에서 선명한 멜로디를 들려주는 대신 신스 사운드가 이끌고 랩과 보컬이 뒤섞여 속도를 높인다. 앨범의 대부분 곡은 래퍼 낯선이 전담했다. 같은 프로듀서가 만든 베리굿의 ‘안 믿을래’도 비슷한 편곡을 따르지만, 걸그룹의 목소리보다 남성 래퍼들의 굵직한 랩이 강렬한 뭄바톤과 잘 어울린다. 혼성그룹이란 특별한 조합이 노래의 맛을 살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에이프릴 내에서는 날카롭게 들렸던 소민의 보컬 역시 적극적으로 가창을 이끌며 팀의 색깔을 선명히 만든다.
아이돌 대부분이 걸(Girl)이나 보이(Boy)로 나눠져 이성 팬을 겨냥했다면 카드는 앞선 전형을 부순다. 남녀파트가 번갈아 진행되고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화법은 노래에 보다 입체적인 옷을 입힌다. 소문을 듣고 상대의 변심을 의심하는 ‘Rumor’나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는 ‘Don`t recall’은 헤어진 연인 사이의 팽팽함을 담고 있다. 기획의 근원지가 DSP라는 점, 오랜만에 작곡 활동을 시작한 프로듀서 낯선의 영향도 앨범에서 묻어난다. 때문에 아이돌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완전히 미래지향적이거나 영하지도 않다. ‘나는 멈추지 않는다’의 비장함이나 ‘Living good’과 같은 땡스 투 곡에서는 2000년대의 향수가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혼성팀이 그래왔듯 이 팀도 무대에서 가장 빛이 난다. 성의 대비를 톤뿐만 아니라 키와 같은 피지컬적인 부분이나 안무로도 옮겨와 구현한다. 뭄바톤을 좋아하는 해외 팬들이 K팝의 화려함에 먼저 빠져들고 짝을 지어 구성한 안무에 호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든다. 도회적이고 힙한 에너지는 카드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자리한다. ‘Oh nana’부터 ‘Hola hola’까지 곡이 같은 방향을 띄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아이돌 신에서 무섭게 파생되는 EDM으로 인해 다른 스타일을 고민해야하는 때가 더 빨리 올 수 있다. 한동안은 혼성그룹이라는 정체성만으로도 한동안 다른 팀과 차별화될 것이다.
-수록곡-
1. Oh nana (Hidden.허영지)
2. Don`t recall [추천]
3. Rumor [추천]
4. Hola hola [추천]
5. 나는 멈추지 않는다
6. Living good (Special thanks to)
7. Oh nana (Inst.)
8. Don`t recall (Inst.)
9. Rumor (Inst.)
10. Living good (I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