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은 어른이 되면서 점차 독보적인 이미지를 잃어버리고 있다. ‘학교’시리즈는 성공적으로 졸업했지만 이후에는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며 방황한다. ‘성장’이라는 중압감 속에 열심히 노력하지만 시장자체가 워낙 경쟁도 심하고 선택지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여름하면 ‘댄스’, 성숙하면 ‘섹시’인 가요계의 공식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
여름을 겨냥한 ‘열대야’는 이 코스를 착착 밟아 전작보다 한층 섹시한 가사와 의상을 내세운다. 물론 수위가 높거나 노골적이진 않다. (이런 균형감 혹은 어중간함이 이들의 컨셉이라면 컨셉이다.) 음악도 서정적인 멜로디에 전형적인 뭄바톤 리듬을 잘라 붙여 실패없는 평범함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