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mite’는 70년대에 충실하다. 뮤직비디오에서 골반을 튕기며 손가락을 허공에 찌르는 춤사위와 복고적인 패션은 1977년 디스코 붐을 일으킨 영화 < 토요일 밤의 열기 >를 연상케 한다. 음악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드럼과 기타, 베이스가 정박자에 맞아떨어지는 신나는 리듬과 그 위에 얹어진 팝스러운 선율은 듣기 좋은 디스코 팝이 분명하다.
1970, 1980년대 미국을 주름잡은 디스코를 차용해 한결 쉬워진 음악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이러한 문법은 팝스타의 색채를 짙게 하는 반면, 방탄소년단의 잔상을 옅게 하는 장단점을 동시에 공유한다. EDM 사운드를 겹겹이 쌓아 올린 ‘DNA’에서의 폭발적인 전율과 인상 깊은 멜로디도 부재하고, 빠른 템포 안에서 멤버들의 보컬은 매력을 분출하지 못한다. 빌보드 싱글 차트를 선점하고자 외국 작곡가들을 섭외한 일종의 성장 전략은 성과적 측면에서 적기일지 모른다. 다만 차트로 진입한다 한들, 이것이 커리어에 획을 긋는 음악이라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방탄소년단은 케이팝 스타를 거쳐 팝스타가 되어가고 있다. ‘Dynamite’ 역시 빌보드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각국에서 리액션 비디오가 업로드되는 등 안팎으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 의도도 대중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하다. 세계로 뻗어가지만, 모순되게도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를 기점으로 음악적 내실은 점점 공허해졌다. 그저 히트작을 남기는 팝스타를 지향점으로 삼기에는 그들에게 주어진 것도, 주어질 것도 많다. 어느 것도 놓치지 않았던 그 세밀함을 다시 한번 복기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