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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er=lo♡er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2021

by 정수민

2021.09.01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음악, 스토리텔링, 이미지가 하나의 퍼즐 판처럼 조밀한 기획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덕분에 신인 그룹의 신선함과 환상성이 가득한 < 꿈의 장 > 시리즈에서 거친 록 사운드와 우울함으로 무장한 < 혼돈의 장 > 시리즈로의 파격적인 행보가 놀랍지 않다. 데뷔곡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의 ‘사실 아직도 난 조금 불안해 / 차가운 냉소와 외로움 중간에 서 있어’라는 가사가 이미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정규 2집 타이틀곡 '0X1=Lovesong'에서 시도한 이모코어 사운드를 다시 응용한 'Lo$er=lo♡er'는 리패키지 앨범의 기능에 충실하다. ‘회색빛 차를 타고 / 달아나고 있어’라며 지난 앨범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을 묘사한 가사 역시 특유의 유기성으로 팀의 중심축이 스토리텔링에 있다는 걸 드러내지만 동시에 이 연결고리가 전작의 약점을 되풀이한다. 서사에 치우친 음악은 데뷔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은 팀에게 과중한 무게를 지우고 서리의 피처링으로 파괴력을 갖췄던 전작에 비해 보컬의 역동성이 떨어진다. 격정적인 감정 또한 어린 멤버들과 그룹의 주요 팬덤인 Z세대로부터 유리되어 있다. 지금부터는 기획에 맞는 대중성과 균형을 고민할 때다.

정수민(jungsm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