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메탈부터 펑키(funky)한 댄스 뮤직까지 가지각색의 장르를 담았다. 이렇게 다양한 스타일을 버무리면서도 확실한 레퍼런스와 유행하는 사운드를 차용해 익숙함이라는 무기로 단번에 흡인력을 발휘한다. 전체적인 흐름을 생각하면 종잡을 수 없는 듯 보이나 개별 곡들이 선사하는 매력을 고려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고민할 점은 음악과 콘셉트가 만났을 때 생긴다.

메인 테마는 < 이름의 장: Freefall >이라는 제목처럼 '자유 낙하'를 의미한다. 영원한 청춘이 없듯 현실에서 도피해 네버랜드로 떠난 소년들이 다시금 현실로 내려온다는, 아니, 떨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추락에 가까운 낙하와 함께 마주한 실상은 첫 트랙 'Growing pain'부터 드러난다. 묵직하기보다 매서운 바람 소리처럼 날이 선 기타 연주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몰입은 위켄드의 반주 위에 아하의 'Take on me' 식 신시사이저 리프(riff)를 얹은 타이틀 곡 'Chasing that feeling'과 마이클 잭슨의 창법을 오마주한 'Back for more (TXT Ver.)'가 계승한다. 초반부부터 쏟아지는 부드러운 청각적 경험이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부풀어 오르게 만든다.

기대가 커지면 실망도 커지는 법. 유기적 흐름을 도모하고, 작품의 중추 역할을 하며, 지루함을 탈피할 중반부에서 확연하게 힘이 떨어진다. 의도한 바와 다르게 진중함이 없는 알앤비 소울 'Dreamer', 뉴진스 발 저지 클럽 사운드로 서둘러 유행에 편승하려는 'Deep down'과 'Happily ever after'는 서사를 감안하더라도 생뚱맞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후자의 두 전자 음악은 매끄러운 팝 뒤에 나온 탓인지 도드라지는 리듬이 더욱 정신없게 휘날린다.

기대감이 도로 줄어들어서 그런지 마지막 세 곡에서는 매력이 되살아난다. 인디 신의 샛별 한로로와 합작한 '물수제비'는 단단한 짜임새로 의외의 멋을 자랑하고, 월드 투어에서 선공개한 'Blue spring'은 전형적인 콘서트 엔딩을 연상케 하며 감화를 불러일으킨다. 가장 먼저 싱글로 발매한 'Do it like that'은 막힘없는 선율과 리듬으로 앨범의 제일 끝에서 용두용미를 완성한다.

K팝 아이돌 시장에서 서사와 스토리, 콘셉트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지만 그 중심에는 음악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정규 3집 < 이름의 장: Freefall >은 성공에 가깝다. 앞서 언급한 주요 주제와의 접점에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지만, 이를 대중성과 완성도로 풀어간다. 낙하든, 활강이든, 추락이든, 비상이든, 자유를 얻은 것이 중요하다. 원래 부모님보다 형이 더 무서운 법이다. 지금은 형이 군대에 갔으니 더 이상 눈치 볼 것도 없다.

-수록곡-

1. Growing pain

2. Chasing that feeling [추천]

3. Back for more (TXT Ver.) [추천]

4. Dreamer

5. Deep down

6. Happily ever after

7. 물수제비 [추천]

8. Blue spring

9. Do it like that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