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포문을 연 ‘The heart part 1’ 이후 12년, 스스로를 ‘컴프턴에서 온 핏덩이’로 칭하던 켄드릭 라마는 블랙 커뮤니티의 큰 축을 이끄는 군주의 자리에 올라섰다. 인종과 배경의 한계를 극복해낸 래퍼의 다섯 번째 소회는 ‘삶이란 결국 관점에 따라 바뀐다는 것’이다.
선구자만이 펼칠 수 있는 일갈의 래핑은 펑키(Funky)한 리듬이 고동치는 마빈 게이의 ‘I want you’를 배경으로 어느 때보다 강한 타격을 날린다. 폭력과 죽음이 난무하던 출생지의 참극을 ‘문화’라 비꼬며 썩은 치부를 적나라하게 들춰내고 일상에 무감각해진 이들의 정신을 매섭게 후려친다. 딥페이크 기술로 잔혹 사회에 희생된 동료들을 소환한 뮤직비디오 역시 같은 피부색을 지닌 군중의 경각심을 일깨우며 고도화된 스토리텔링에 방점을 찍는다.
불편한 진실을 파고드는 켄드릭 라마의 연설은 비극적인 현실에 순응한 공동체의 자주정신을 고양한다. 변화를 촉구하는 시대의 열변, 계몽가의 재림에 다시 한번 미디어가 들썩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