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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fty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2022

by 소승근

2023.01.01

미국의 그래미와 IT 매체 < 매셔블 >, 인도의 유력지 < India Today >, 인도네시아의 대형 미디어 DETIK 등 해외에서 2023년에 주목할 K팝 그룹으로 피프티 피프티를 선정했다는 소속사의 보도는 허위도 아니고 허풍도 아니다. 이 4인조 걸그룹이 2022년 11월에 발표한 데뷔 EP가 그 모든 것을 설명하고 증명하며 입증한다.


2002년생 키나와 2004년에 태어난 새나, 시오, 아란의 보컬 하모니는 노래를 파스텔 톤으로 채색하고 키나와 새나의 랩 라인도 흔들림 없이 단단하다. 두 명의 메인 보컬 시오와 아란은 진성과 가성 모두 안정권에서 곡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편하게 소화하며 고음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K팝 아이돌 그룹의 평균 가창력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한 피프티 피프티는 4세대 아이돌 중에서 밀리지 않는 보컬 실력을 충전했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음악의 중심인 좋은 곡을 가수의 기본인 훌륭한 가창력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Log in’을 제외한 ‘Tell me’, ‘’Lovin’ me, ‘Higher’의 편안한 리듬과 선명한 멜로디에는 자극 없는 중독성 짙은 매력이 있다. 펑키(Funky)한 알앤비 팝 넘버 ‘Tell me’에서 랩을 제외한 모든 보컬을 소화한 아란은 백예린이, ‘Lovin’ me’에서 시오의 목소리는 스테이씨의 윤이 떠오르며 키나의 톡 쏘는 래핑은 니키 미나즈에게 채무를 진다. 이것이 약점이 되지 않는 이유는 멤버들의 음색이나 가창력이 노래와 잘 어울리기 때문.


부분적으로 이펙터를 사용한 녹음 방식은 음반을 다채롭게 상향 조정한다. ‘Tell me’처럼 선택적으로 리버브를 사용한 보컬은 노래를 신비롭게 포장하고 드럼과 베이스에 이펙터를 활용한 ‘Lovin’ me’는 성장통을 담은 노래답게 아픔을 소리로 전달한다. 희망을 노래한 드림팝 스타일의 타이틀곡 ‘Higher’는 이달의 소녀의 ‘Butterfly’, 오마이걸의 ‘Closer’처럼 몽환적이고 아름다우며 마지막에 배치된 EDM 트랙 ‘Log in’은 피프티 피프티의 다른 면을 의도한다. 걸크러시, 사이버펑크, 칼군무의 격렬함도 자신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드러낸 ‘Log in’은 다음 음반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 영민한 전략이다.


뉴진스의 곡처럼 과하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런 멜로디, 마마무와 브레이브걸스처럼 안정적인 가창력을 소유한 피프티 피프티는 멋진 노래와 좋은 가수가 만났을 때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들 덕분에 대한민국은 좋은 걸그룹을 하나 더 보유하게 됐다.


-수록곡-

1. Tell me [추천]

2. Lovin’ me [추천]

3. Higher [추천]

4. Log in [추천]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