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이 실린 복귀이자 데뷔다. 가볍게만 보자면 멤버 공개에 발맞춘 신인 그룹의 선공개 곡일 뿐이지만 피프티 피프티는 현재 재건과 변혁의 갈림길에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전략은 전과 유사하다. 부드러운 이지 리스닝 팝의 방향성은 변하지 않았지만 ‘Starry night’은 또 분명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갈 길도 탐색하고 있다. 여전히 탄탄하고 안정적인 트랙 위 적절한 세부 전술을 새롭게 이식하기 위해서다.

그리하여 청량하고 정직한 야밤 질주다. 독특한 질감은 보존하면서 형식적으로는 K팝 일반과 비슷한 방식으로 일부 우회를 감행했다. 곡의 핵심에 배치된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사운드는 레트로한 기조를 유지하지만 두껍고 강한 베이스와 드럼, 박자를 쪼개는 프리 코러스에 이어져 북받친 감정을 터트리는 후렴구는 분명 피프티 피프티에게는 낯선 방식이다. ‘라디오 프렌들리’한 음악이나 보컬 특화 그룹으로서의 팀 컬러,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글로벌 멤버의 합류 등 뒤바뀐 상황에 필요한 적절한 중립을, 개성의 강화보다는 단계적 안정화를 택했다.

일단은 신중하고 영리한 숨 고르기에 치중한 모습이다. 말랑한 반주를 뚫고 존재감을 알렸던 키나의 랩에는 수수한 멜로디가 덧입혀지고 전체적인 톤이 다듬어지는 등 변화도 존재하지만 밋밋한 현상 유지도, 그렇다고 과도한 확장도 아니다. 덕분에 안정적으로 초석을 다지고 조급하지 않게 여러 시도도 담을 수 있었던 곡이다. 눈부신 성과와 반전의 쓴맛은 뒤에 두고, 제 자리를 찾아 피프티 피프티가 서서히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