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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ect crime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2025

by 임동엽

2025.04.15

개성과 장점을 배합해 피프티 피프티만의 ‘Perfect crime’을 완성한다. 2023년 지금의 그룹을 만든 ‘Cupid’에서부터 이어오던 부드러운 보컬과 음악의 축을 담당하는 신스 사운드를 재배치해 새로운 콘셉트 송을 내놓았다. 미니멀한 멜로디는 은밀하게 숨어있고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신시사이저의 아르페지오가 전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범죄물의 스릴 넘치는 이미지를 청각화해 분홍빛 컬러 속 잠재된 전에 없던 무채색 매력을 선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래는 제목과 달리 불완전하다. 먼저 가사에서는 1부터 4가 아닌 5까지 세며 익숙치 않은 셈법으로 자연스레 구성원 수를 알린다. J.S.바흐의 < The Well-Tempered Clavier, Book 1 >의 첫 곡을 닮은 중심 리프는 정직한 박자 안에서도 다섯과 셋으로 나뉘어 엇나간 듯 상행한다. 세상 가장 완벽한 클래식을 역이용해 전체적인 분위기에 긴장감을 몰고 온다.


멤버의 변화를 떠올리게 하는 리프, 5까지 카운팅하는 가사, 완전 범죄라는 뜻과 바흐의 선율까지 음악 외적으로도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만 같은 흥미 유발식 해석을 해보지만, 이마저도 곡의 구상 형식과 맞물리며 미스터리한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여기서 팀의 강점이 발휘된다. 이 복잡미묘한 모든 것을 끌어안고 가는 ‘쉬운 음악’이 바로 그것이다.

임동엽(sidyiii33@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