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음악이 독특한 마케팅보다도 앞서 다가온다. 정병기는 직접 프로듀싱하는 두 번째 걸그룹 트리플에스를 위해 이달의 소녀 ‘Butterfly’를 함께 만들었던 K팝 프로덕션 모노트리와 다시 손잡았다. 음악을 열어젖히는 훅부터 신인 아이돌의 풋풋함보다는 능란함이 느껴진다. 노련한 제작자들은 갈고닦은 세련미가 아니라 Y2K 무드에서 영감받은 여유롭고 녹진한 사운드로 그룹에 확실한 색을 부여했다.
모든 부분이 빈틈 없이 맞물린다. 펑크(Funk) 사운드를 입혔던 트리플에스 AAA의 유닛 데뷔곡 ‘Generation’과 마찬가지로 도입부부터 극적인 긴장감을 부여하고, 반복적인 구조가 낳는 지루함을 상쇄하기 위해 재생 시간은 2분 30초 정도로 짧다. 낙폭이 크지 않은 멜로디의 벌스와 대비되는 코러스의 변칙적인 구성도 영리하다. 유닛 체제, NFT 등 많은 전략을 끌어왔지만 결국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건 좋은 음악이다. 다양한 요소의 과잉이 되어버린 K팝 신에서 어떤 스펙터클보다도 음악이 앞선다는 걸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