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그룹이라고 해서 음악이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24인을 기본으로 가변적 개별 팀을 운영하고 있는 트리플에스의 활동 방식은 복잡하지만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에시드 아이즈, 러블루션, 아리아 등 그 이름에서는 이들에 대한 힌트를 얻기 힘들며 결국 음악을 들어야 정체를 알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일곱 번째 유닛 글로우는 ‘내적 댄스 (Inner dance)’라는 제목에서 보이듯 어깨가 들썩거리기보다 마음속 흥이 꿈틀거리는 잔잔한 댄스곡을 들고 왔다. 부드럽게 가라앉은 보컬과 그에 비해 두드러지는 리듬, 이건 누가 들어도 뉴진스의 스타일이다. 참신함은 없고, 글로우는 보이지 않는다.
춤곡이라는 의도에 맞게 베이스는 꾸물거리며 기틀을 다지고 세분화한 각종 신시사이저는 음악적 공간을 자극한다. 부드럽고 안정적인 사운드가 이를 잘 감싸고 있음에도 평온한 호숫가에 돌을 던지듯 연신 딸깍거리는 클릭 소리와 브릿지 부분의 ‘모른 척하지 마’ 파트가 전체적인 진행에 지저분한 파형을 남긴다. 형식에 있어서는 혁신가가 됐지만, 음악에 있어서는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