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KA 트위그스는 ‘인간의 형태를 초월할 정도로 황홀한 느낌’을 설명하기 위해 ‘Eusexua’란 단어를 만들었다. 딱 하나로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이를 표현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장르는 전자 음악, 그중에서도 테크노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심플하지만 도발적인 비트가 곡의 시작부터 순간적으로 몰입감을 응축하고 가득 쌓인 에너지는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며 노래가 끝날 때까지 움츠려 있는다. 해소되지 않는 이 긴장된 분위기를 아슬아슬 줄 타듯 느끼다 보면 약 4분이 넘는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작년 말 수많은 곡의 데모를 유출 당하기도 했지만 이런 힘든 감정을 작품 속에 담아내지는 않았다. 그의 말을 따라 “깊지만 슬프지 않은” 앨범이 될 세 번째 정규작 < Eusexua >와 동명의 선싱글 ‘Eusexua’도 마찬가지다. 작위적이고 조금은 어려울지언정 쓸데없이 우울감에 빠져 허덕이지는 않는다. 여기서도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예술적 전진을 감행한다. FKA 트위그스만의 실험적인 음악으로 황홀경에 빠뜨리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