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Cheeky icy thang’의 대척점에 위치한다. 무더위 속 얼음을 깨물어 먹는 듯한 전작과 달리 신보는 서늘하지만 촉촉한 새벽의 가을 공기를 닮았다. 이처럼 쉴 틈 없던 오토튠을 지우고 미니멀한 하우스 리듬을 택하여 무드 전환뿐만 아니라 ‘치아땡’의 허점 메우기를 시도한다. 처음 선보이는 몽환 컨셉트임에도 블랙 아이드 필승의 복고풍 사운드가 익숙하고 ‘Run2u’와 ‘Beautiful monster’가 지닌 무게감이 떠올라 스테이씨만의 또 다른 계절은 고유의 향취와 함께 짙게 물들어 간다.
다만 변화의 관점에서 ‘GPT’는 반격을 꾀한 정도는 아니다. 절제를 앞세운 은은한 작풍이 멤버들의 알록달록한 개성을 가린 것이 그 이유. 오히려 내게 관심 없는 상대를 ‘챗GPT’로 비유한 가사가 사운드보다 더 튀어나오지만, 재치 있는 캐치프레이즈에 달하지 못해 그저 떠돌아다닐 뿐이다. 아이사의 독특한 음색이 곡에 생기를 더한 지점에서 그룹의 보컬 부각이 다음 단계의 해답임을 여실히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