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 하성운은 군복무 이후 장르 폭을 넓혀 < Blessed >로 복귀했지만 완성도와 별개로 대중성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이채연 또한 솔로 가수 진영에 안정적으로 안착했으나 아직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상태다. 반등 혹은 도약이 필요한 상황.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조직된 아이돌 그룹으로 시작해 지금에 오기까지 비슷한 듯 다른 두 사람이 연인이 되어 한 곡에서 만났다.

활동을 마친 뒤에도 한 곡씩 발표하며 나름대로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은 의미가 있겠으나 당장 음악이 견고하지 못한 점은 다른 문제다. 남자 친구의 ‘대체 왜 그래 / 말을 해줘 답답해 정말’, 여자 친구의 ‘모든 게 서운하기만 해 / 날 아직도 모르는 것 같아’ 식의 전형적인 노랫말과 약 십 년 전쯤 쉽게 들을 수 있었던 알앤비 기반의 전개 방식이 합쳐져 굳이 끝까지 듣지 않아도 어떤 내용일지, 또 어떤 음악인지 뻔한 예상이 앞선다. 실제로 오차 없이 과거의 것 그대로인 모습. 잘 다듬어진 사운드만이 홀로 고무적이나 하성운의 가창력도, 이채연의 음색도 평범함 속에 묻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