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은 끊임없이 대변인을 갈구한다. 그리고 옭아맨다. 이모 랩 전파의 주역 중 하나였던 애쉬 아일랜드도 복잡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 장르의 원형과 다른 점을 부단히 증명해야 했고 보컬 비중 증가와 관련해서는 정체성 입증 요구를 받았으며, 얼마 전 발표한 결혼 및 출산 소식은 당황스러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를 둘러싼 맥락으로 봤을 때 신곡은 그간 억눌러온 개인적 욕구의 분출이다.
늘 해오던 작법이지만 구성품이 살짝 달라졌다. 숨 막히게 하는 공기를 빼고 싶다는 듯이 음계 위를 빡빡하게 채우던 가사의 밀도는 낮아졌고 그렇게 마련한 여백 덕분에 감정적인 이입의 여지가 늘어났다. 거창한 제목과 대비되는, 굉장히 소탈한 후렴 마지막 문장 ‘나도 사람이에요’에서는 기믹과 콘셉트가 아닌 인간적인 공감대도 느껴진다. 대중성의 추구 과정에서 살짝 희미해졌던 보편성이 회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