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링의 존재감이 재탄생을 결심한 리사보다 컸다. 갓 태어난 이는 일정 기간 보호자의 도움을 받는다는 실감과 유사하다. 같은 후렴을 부른 두 보컬을 비교하면 확실히 와닿는다. 곡이 지닌 퇴폐미를 가득 머금은 레이와 달리 리사의 목소리는 어울리지 못하고 여전히 맑다. 빠른 템포로 내달리는 버스는 그의 특기인 랩에 가까운 만큼 잘 묻어나지만, 그마저도 도자캣의 2절과 레이의 브릿지가 압도한다. 리사 명의로 발매된 점은 마치 부모님이 그린 밑그림에 색칠만 한 아이의 공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짙다.
곡 자체로는 뛰어난 베이스 슬랩이 매력적인 좋은 디스코 팝이다. 메간 트레이너 ‘No excuses’, 제이슨 므라즈 ‘Have it all’ 등을 프로듀싱한 작곡가 앤드류 웰즈가 모든 악기를 통솔하며 재능을 양껏 펼쳤다. 레이와 도자캣을 포함한 모든 작곡진의 역량이 훌륭했다. 어쩌면 리사의 다소 아쉬운 플레이도 이들이 뛰어난 탓일 수 있다. 하지만 한 선분이 유독 짧은 삼각형을 두고 완벽한 콜라보라고 하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