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의 울타리를 벗어난 리사의 정체성 찾기는 여전히 항해 중이다. 래퍼와 록스타(‘Rockstar’), 댄서 간의 경계를 분명히 했던 선택과 다수의 자아(< Alter Ego >)를 실험했던 그간의 행보를 거쳐 음악가로서 홀로 서려는 의도는 충분히 엿보이나 무얼 입어야 좋을지 펼쳐놓은 옷가지 위로 정작 꼭 맞는 착장을 찾진 못한 모양새다. 리사라는 브랜드의 힘을 앞세운 시선과 파격을 일상화한 여성상, 태국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끌어온 점은 눈에 띄지만, 소리의 다양성과 그에 걸맞은 완성도를 꾀하기보다 그간 해오던 퍼포먼스 뽐내기에 치우치며 그 이상의 목적은 잊은 채 하나의 싱글로 스쳐 간다.
그웬 스테파니의 ‘Hollaback girl’과 ‘Harajuku girls’가 보편과 독창을 오가며 구축한 여성성 위로 미아(M.I.A.)의 2010년대 인더스트리얼 힙합을 떠올리게 만드는 전자음, 지난해 프레드 어게인과 플랙보이맥스가 세운 ‘Victory lap’의 기틀, 그 위에 얹힌 슬레이터(Slayyyter)의 근작 < Worst Girl In America >의 잔상까지. 곡명이자 후렴마다 반복되는 모국의 여성형 인사말 ‘사와디카’만이 리사의 본질을 표할 유일한 표식으로 기능할 뿐 이를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그의 명의는 희미하다. 한껏 힘을 준 댄스 크루의 평범한 비주얼 비디오 음원. 도전이라기엔 너무나 흔하고, 정착이라기엔 턱없이 약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