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에는 두 가지의 나쁜 점이 있다. 하나는 그 형식의 진부함이고, 둘째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사운드란 점이다. 먼저의 나쁜 점은 린킨 파크(Linkin Park)나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의 음반이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것이고, 그 다음의 나쁜 점은 서태지의 음반이 설명해 줄 것이다.
타이틀 곡 'My bed'는 영락없는 빌보드 하드코어 스타일이다. 슬픔을 토로하는 여운 깊은 보컬이 주도하다가 코러스 부분에 당도하면 “이 쯤에서 한 번 긁어줘야지”란 심산으로 헤비메탈의 광폭한 기타 사운드가 작렬한다. 문제는 그 기타 사운드가 서태지의 톤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것. 물론 프로듀서로서 사운드 메이킹에 깊게 참여했겠지만, 이 정도로 자기의 색깔을 심어놓는 태도는 심했다는 생각이 앞선다.
짜임새나 사운드 프로듀싱을 떠나서도 멜로디, 리듬, 보컬 등의 면모도 그다지 특출한 부분이 없다. 코드 진행에 매력이 없고, 호소력이나 다채로운 색감들을 전혀 살리지 못한다. 무조건적으로 광폭한 사운드 장벽만 만들려고 하는 최근 하드코어 밴드들의 부정성 짙은 경향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자기 세계의 구현이긴 하겠지만 이미 호소력과 인정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픔과 문제의식을 토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냉정함을 잃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대중들이 그들의 음악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들려지는' 음악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수록곡-
1. Become clear
2. Look at URself
3. My bed
4. 처음의 속삭임
5. Mojo seller
6. Velvet field
7. Cassandra
8. Roleplaying jane
9. Pentagram
10. Still going down
11. Behind the sun
12. Spin my e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