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의 히트 이후 뒤늦게 발표된 장윤정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어머나' 한 곡만 따져보아도 리믹스 버전과 MR 까지 합쳐서 앨범의 1/4을 차지한다. “'어머나'를 위한 기획 앨범이 아닌가.”란 생각마저 든다. 내용물은 전형적인 트로트 음반이며, 전통가요의 창법과 분위기가 노골적으로 두드러진다.
러시아 풍의 폴카 리듬을 기반으로 한 '어머나'는 이미 전국적인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곡이다. '쿵짝쿵짝' 대는 유랑극단 풍의 발랄함이 애절한 창법의 전통가요와 섞여들면서 옛날 옛적 음악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창법이 심하게 꺾여 들어가지 않아 트로트에 대한 특유의 반감을 감소시켰으며, 농익지 않은 젊은 목소리는 오히려 독특한 매력의 애절함을 가능케 했다.
발랄함과 앳된 음색이 전통가요의 반주와 이질적인 충돌을 일으키면서, 노래의 분위기는 '장기자랑'의 상태로 진입한다. '어머나~' 같은 도저히 삽입될 수 없을 듯한 가사 역시 이에 한 몫을 했다. 핸드폰의 벨소리로 인기 있었던 것은 이처럼 '흐뭇한 유머'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적한 초가집에서 나그네의 손길을 피하는 듯한 설정, 곡의 긴장이 해결되는 절정부에 '좋아해요'라는 소녀적인 고백을 배치한 것, 가난하지만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결말짓는 스토리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기호. '어머나'를 부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소를 짓거나 흐뭇해한다. 지독한 촌스러움에 다소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화사하고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어머나'가 마치 동요처럼 기능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어머나'가 끝나고 두 번째 트랙인 '여자의 거울'이 시작되면서 업 템포의 발랄함은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여자의 거울'은 슬픈 사랑의 비애를 노래하며, '후(Who)'는 캬바레의 오브리 밴드를 연상시킨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40대 취향의 트로트 앨범. 주현미의 '눈물의 부르스'가 등장하면서 그 분위기는 방점을 찍어버린다. 트로트 가수로써 최선을 다하겠다는 장윤정의 각오는 결코 겉치레로 하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곡들이 트로트로 도배된 것은 아니다. 조갑경의 '바보 같은 미소'를 부를 때에는 전혀 트로트의 창법을 사용하지 않고 예쁘고 청아한 음색을 들려준다. '변심'에서는 하우스(House) 리듬의 댄스 넘버를 보여주고 있으며, '어머나(Remix)'는 힙합(Hip-Hop)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그 완성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심각하게 고민을 거친 곡들로는 볼 수 없어 보인다.
마지막에는 과거 황신혜와 유동근이 주연했던 드라마 <애인(愛人)>의 주제곡 캐리 앤 론(Carry & Ron)의 'I.O.U'도 들려준다. 하지만 이것 역시 성인 취향의 레퍼토리를 목적으로 삽입했을 것이다. 전체 12곡 중에서 이 음반을 위해 작곡된 노래가 채 반도 되질 않는다.
<어머나!>는 결코 성실하게 만든 앨범이 아니다. 가창력 역시 떳떳하게 주변의 경쟁자들과 겨룰만한 수준이 못된다. 전국적인 히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음반 판매량이 저조한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히트 곡으로 '스타'는 될 수 있었지만 진정한 '가수'로 거듭나기 위해선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가장 시급한 것은 양질의 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획자이다. 앨범의 품질이 이 정도 밖에 안 되어서는 결코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없다. 가창력의 성숙은 본인의 노력에 달렸지만, 현재의 팬들이 언제까지 트로트에 박수를 쳐줄지도 의문이다. 다음 앨범에 대한 뼈를 깎는 고민이 있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수록곡-
1. 어머나! (작사:윤명선 / 작곡:윤명선)
2. 여자의 거울 (윤명선 / 윤명선)
3. 후!(Who) (윤명선 / 윤명선)
4. 눈물의 부르스 (청은이 / 남국인)
5. 수은등 (유수태 / 김호남)
6. 변심 (최수정 / 최수정)
7. 바보 같은 미소 (임기훈 / 임기훈)
8. 비에 젖은 터미널 (청은이 / 남국인)
9. I.O.U (Carry & ron)
10. 어머나 (Remix)
11. 어머나 (MR)
12. 여자의 거울 (MR)



